민초 시단
<민초 시단>
“태평양이 외롭다 합니다”
(이유식 시인)
외로움은 누구나 간직한 꿈입니다
외롭다 하지 말고 하늘을 보소서
태평양이 파도소리만으로는 외롭다 하며
때로는 먼 산을 보고
산 속의 나무들과 이야기를 하라 합니다
때로는 파도치는 대양의 흰 돛에 두 팔 벌리고
아득한 해원에 펄럭이는 곤 칡기같은 생존을 달관하고
행여 누군가 휘파람을 불며 찾아오면
하늬구름 속을 같이 거닐면서
나 너의 마음 순애의 눈물을 흘리게 한답니다
외로움은 이런 그리움 속에 꽃이 피어난다고
고요히 나의 하이얀 마음에 무궁화꽃을 피우기에
가끔은 파도소리에 갈래 머리 땋은 촌처녀를 그려도 보고
무한의 대화를 나누어 보면
그 곳에 진실된 생존과 사랑이 있습니다
그리움이 사랑으로 변해가는 존엄의 창
그런 감정이 올 때는 실컷 울어보십시오
울음소리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시공을 날아가고
당신과 나와의 환희가 기다릴 것입니다
잠이 없는 깊고 깊은 이 밤 비너스와 벗을 하는 태평양
파도소리 멈춘 파도가 잠자는 곳
나의 외로움은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의 외로움이기에
잠을 잃은 이 밤 소쪅새 울음소리 나의 울음입니다.
(2023년 6월 8일 태평양 카우이 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