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형 인간
-서머타임으로 줄어든 수면시간
-아침을 잘 활용하면 여러모로 유리
*아침시간의 여유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소 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재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니.’ (남구만(南九萬) ‘동창이 밝았느냐’).
이 시조엔 해가 중천에 떴는데 아직도 늦잠에 빠져있는 게으른 머슴의 모습이 목가적(牧歌的)으로 그려져 있다.
0…예전 농경시대 사람들은 하루종일 논밭에 나가 일하다 저녁때 집에 돌아오면 밥숟가락 놓기가 바쁘게 곤한 잠에 빠졌다.
그것은 낮에 열심히 일을 해서 저녁에 무척 피곤하다는 뜻일 게다.
그 시대엔 달리 오락거리도 없었으니 일찍 잠자리에 들 수밖에 없었을 터이기도 하다.
지금도 시골 출신들이 대체로 초저녁 잠이 많은 것은 아마도 자라온 집안의 생활습관 영향이 큰 때문일 것이다.
0…나는 시골출신에다 나이까지 들어가는 탓인지 초저녁 잠이 무척 많다.
아내는 보통 밤 12시 경에 잠자리에 들지만 나는 영화 한편을 다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일찌감치 머리를 꾸벅댄다.
예전엔 초저녁 잠이 많으면 잘 산다고 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잠에 떨어진 나를 보고 아내는 “재미없는 시골 출신”이라고 투덜대기도 한다.
0…하지만 일찍 잠자리에 드는 덕분에 아침엔 일찍 일어난다.
가끔 저녁 술자리 때문에 늦게 잠자리에 들어도 아침엔 꼭 일찍 일어난다.
알람시계를 맞춰놓을 것도 없이 새벽에 눈을 뜨면 정확히 5시50분 경이다.
그래서 나는 직장이든 어떤 약속이든 지각하거나 늦는 사람을 싫어한다.
그런 사람은 대개 게을러 보이고 그래서 신뢰할 수가 없는 것이다.
0…머리 회전도 아침에 훨씬 잘 돌아간다.
저녁엔 그저 나른하게 졸리워서 기억력도 현격히 떨어지거니와 아무 생각도 하기가 싫다.
그래서 골치 아픈 일이나 꼭 기억해내야 할 일들은 다음날 아침에 생각하면 대개는 떠오른다. 내가 생각해도 참 신기하다.
골프도 오전에 치면 점수가 훨씬 잘 나온다.
그래서 누가 오후에 골프를 치자고 하면 별로 내키지가 않는다.
나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다.
0…나이가 들수록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학설이 있다.
건강한 사람은 수면 중 ‘렘’(REM- Rapid Eye Movement )수면(얕은 잠)과 ‘논렘’(Non REM)수면(깊은 잠)을 하룻밤에 네다섯 번 되풀이한다.
렘수면은 수면 시간 중 20퍼센트를 차지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수면 패턴이 흐트러져 렘수면이 증가하고 논렘수면이 줄어든다.
그때문에 작은 소리만 나도 잠에서 깨고 날이 조금만 환해져도 민감하게 반응해 일찍 일어나게 된다.
0…예전부터 새벽에 활동을 시작하는 ‘아침형 인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말이 더 많았다.
서양에도 여러 격언이 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The early bird catches the worm),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에겐 건강, 부귀, 지혜가 따른다’(Early to Bed and Early to Rise Makes a Man Healthy, Wealthy, and Wise) 등등.
토론토대학 연구에 따르면, 아침형 인간이 대체로 건강하고 부유하고 지혜롭다는 통설이 입증됐다.
연구에 따르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종달새(lark)족은 해가 중천에 떠야 일어나는 올빼미(owl)족보다 전반적으로 행복도가 높았다.
야행성인 올빼미형 인간은 늦은 저녁까지의 활동으로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지만, 아침형 인간인 종달새족은 일찍 일어나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으로 하루를 만족스럽게 보내기 때문에 긍정적인 감성을 갖게 되고 인생이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0…올빼미족은 대체로 오전 9시~오후 5시까지로 돼있는 현대사회의 일상 스케줄을 따라가기가 어려우며 이를 맞추려는 과정에서 피로와 짜증이 쌓일 수 있다.
올빼미족은 특히 감정적으로 불안해 우울증에 빠지거나 알코올, 마약을 사용할 가능성도 높았다.
반면, 종달새족은 성격이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0…또한 아침형 인간은 대체로 사려 깊고 사람들끼리 협력하려는 경향이 있다.
특히 학업에 필요한 요소를 갖추고 있어 대학생의 경우 높은 학점을 받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행복해지고 싶다면 저녁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으며, 특히 일어나는 시간이 규칙적인 것이 중요하다.
0…아침형 인간은 대체로 부지런하고 자기 관리나 절제도 강하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 중에는 대체로 아침형 인간이 많다.
정치인 중에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박지원 전 청와대 대변인.
필자가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 기자단과 박 대변인이 제주도에서 하루를 묶다 온 적이 있다.
당시 그는 기자들과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하면서 꽤 취했는데 다음날 새벽에 어김 없이 일어나 그 특유의 단정한 모슴으로 말했다.
“아침에 비실거릴려면 뭐하러 술을 먹나?”
그 정도 위치에 오르려면 다 나름대로 자기관리에 철저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0…“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침형 인간이 되어라”는 말은 이미 오랜 전부터의 금언(金言)이다.
한의학적 관점에서도 인간은 해가 뜨면 일어나 활동하고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드는 것이 자연스럽다.
순환하는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는 것이 순리인 것이다.
동양적인 수련을 하는 사람이나 동양철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모두 자연과 조화된 인간, 우주의 변화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강조한다.
0…일설에는 낮보다는 밤에 많이 활동하는 올빼미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보다 더 똑똑하고 높은 지능지수(IQ)를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긴 하다.
즉, 올빼미형 인간은 진화론적으로 새롭고 창조적인 것을 선호해 고도의 인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대체로 창의적 성향이 있는 예술가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
유명 작가나 음악가들 중에는 대개 밤을 세워가며 작품을 창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0…어쨌거나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중엔 아침형 인간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일본과 한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베스트셀러 <아침형 인간>의 저자 사이쇼 히로시는 “아침을 경영하는 사람이 인생을 경영한다. 아침형 인간의 성공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말한다. “내일 아침부터 딱 30분만 일찍 일어나 보라. 30분 일찍 일어나 당신의 아침, 당신의 하루, 나아가 당신의 인생을 바꿀 ‘아침형 인간’으로 변화하는 감동을 맛보라”
0…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에서 지난 9일부터 일광절약시간제(서머타임)가 시행되고 있다.
서머타임제는 낮이 길어지는 여름철에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원래는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6년 4월 30일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최초로 도입됐다.
하지만 매년 두 차례 시간을 조정하는 번거로움과 사회적 비용, 수면 시간 변화에 따른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존폐 논란이 계속돼왔다.
미국 상원이 2022년 3월 서머타임을 항구적으로 적용하는 이른바 '햇빛보호법'(Sunshine Protection Act)을 통과시켰으나 하원에서 처리되지 않아 자동 폐기됐고, 이후에도 의회 차원의 서머타임 폐지 시도는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2기 취임을 앞둔 작년 말 서머타임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 올해 폐지될 가능성도 있다.
0…서머타임은 당연히 아침형 인간에게 유리하고 올빼미족에겐 피곤한 제도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 시간이 지나면서 시차에도 적응하게 돼있다.
신선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공원을 산책한 후 커피 한잔을 들면서 바라보는 뒤뜰의 햇살이 너무도 향기롭다.
‘원두커피의 향이 천천히 방안에 내려앉는 아침은/평안한 마음이어서 좋습니다/헤이즐럿의 오묘함과 맛있는 블루마운틴의 조화로운 향기는/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살마저 감동시키고…’ (오광수 ‘커피 향으로 행복한 아침’) (南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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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한인뉴스 대표 이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