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보’다

-고국걱정도 일정한 선을 지켜야

-매사가 지나치면 부작용 나게 마련

*하나되는 대한민국



*다음은 2017년 꼭 이맘때 썼던 글인데, 8년 전 상황이 어쩌면 그리도 지금과 똑같은지, 새삼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을 절감합니다.

그때를 돌아보며 지금의 현실을 반추하는 의미에서 다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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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인들 모임에서 흔히 보듯, 그 날도 예외없이 한국정치 얘기가 나와 논쟁이 치열한 와중에, 가만히 듣고있는 나에게 누군가 물었다.

“당신은 보수요? 진보요?”

나는 서슴없이 외쳤다.

“나는 진보다.”

그랬더니 많은 이들이 의외라는 눈초리로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서 나는 한마디 덧붙였다.

“나는 ‘진짜 보수’, 즉 줄여서 ‘진보’입니다!”

그제야 많은 분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출신성분상(?) 누가 봐도 보수성향일 것이라고 분류되기 때문이다.   

0…요즘 한인모임 어딜가나 한국정치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또한 모임마다 어느 한편으로 갈라져 대통령 탄핵찬반 논쟁이 치열하다.

그러다 자칫 언쟁으로 비화되고, 급기야 서로 얼굴을 붉히며 갈라서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민감한 정치 이야기는 가능한 피하려 노력한다.

나의 생각과 소신을 피력한들 상대방이 이해할리 없으며, 괜히 속마음만 비치다 자칫 인간적으로 가까운 사람과도 멀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번 굳어진 사람의 생각은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의 현명한 처세술은 ‘침묵이 곧 금’이 됐다.  

 0…나는 왜 이민을 왔는가.

좀 엉뚱한 얘기 같지만, 걸핏하면 소모적 이데올로기 논쟁으로 세월을 보내는 조국의 현실을 견디기 어려워서였다.

그런데, 이민사회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좌-우, 진보-보수 등 이데올로기 편견이 여전히 사람들의 머릿속에 짙게 배어있다.

이념이 대체 무엇이길래 이민사회에서까지 서로를 멀어지게 하는지.

지금도 예외가 아니다.

사안의 본질은 사라지고 엉뚱한 사상논쟁으로 비화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대통령 탄핵 여부가 이념이나 사상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고개가 갸우뚱하다.

0…두쪽으로 갈라진 나라의 동포들이 해외에 나와서 다시 두쪽으로 갈라진 현실은 서글프기 짝없다.

이민자인 한인들에게 캐나다 현지 이야기는 관심 대상이 아니다.

실제 살고있는 현실이 중요하건만 현지 정치엔 별 흥미가 없다.

이러니 그야말로 한인 게토(ghetto)에 갇힌 꼴이다.

어떻게들 그렇게 고국 소식에 해박한지, 한국 사정을 어느 정도는 알아야 동족간 대화에도 낄 수가 있다.

이러니 이민살이가 더 피곤할 수밖에.       

0…요즘따라 태극기가 왜 이렇게 섬뜩해 보이는지.

이민와서 보기만 해도 가슴 뭉클했던 태극기.

월드컵 때 펄럭이는 모습만 보아도 눈물이 흐르던 그 태극기가 지금은 어이없는 이념의 올가미가 씌어진 채 분열의 상징이 됐다.

촛불도 더 이상 낭만이 아니다.

학창시절 캠핑 가서 친구들과 촛불 밝히고 밤을 지새며 이야기를 나누던 감미로운 추억이 아니다.

0…해외에 나와서까지 이데올로기에 집착해 핏대를 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러울 정도다.

하지만 모든 것은 상식선에서 이루어져야겠다.

지나치게 어느 한편에 서면 사단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니 자중하자.

고국을 생각하는 마음은 순수하고 당연하지만 정도를 지켜야겠다.

또한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타인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야겠다.

0…이민자는 현지에 적응해 사는 것이 중요하다.

고국 문제를 여기까지 와서 들추어내며 태극기를 흔든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참 씁쓸한 풍경이다.

언젠가 노스욕 광장에서 중동계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벌이는데(국내정치 문제로), 지나가는 시민들이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을 보았다.

자기네 민족 문제를 대외에 호소하는 것도 보편 타당성 있는 주제여야 설득력이 있다.

0…모두들 힘든 타국생활을 하면서 고국 정치상황에 너무 흥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제는 이곳에서 더 많은 한인정치인 등을 배출하기 위해 힘을 모을 때다.

부디 우리 동포사회가 이 땅에서 튼튼히 뿌리 내리고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자.

고국에 대한 사랑은 그저 가슴 속에 간직하고 차분히 지켜보면 좋겠다. (2017, 2, 22) (南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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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한인뉴스 대표 이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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