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 시단
자학(自虐)의 강(江)
(민초 이유식 시인)
내일이 오기에
오늘이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제를 오늘로 회귀시킬 수 없기에
나는 오늘이 무섭고 내일이
더 더욱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생과 사의 파노라마가 말 없이
망각의 강물로 흘러가는데
네 놓을 일 하나 없고 남길 일 하나 없는 하루
그 하루 하루가 나를 미워합니다
오늘 내가 무엇을 했나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지구상에 내놓을 일 하나 한 것 없기에
돌이 되어 굴러가는 나를 봅니다
질곡의 파노라마에 나 자신을 잊고
나의 꿈과 희망을 알지 못함을 알면서도
나를 그리는 꽃송이와 새들의 지저귐
벙어리 시인의 방랑을 모른답니다
나는 오늘도 내일을 맞이해야 하는
고목이 되어 눈물을 흘려야 했고
나 자신을 미워하는 바보 시인입니다
눈물이 만물의 가슴을 적시고 있습니다
민초 이 유식
2024년 6월 신록의 그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