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 시단
낭인(浪人)과 들꽃
이유식
황량한 북미 대륙에 들꽃이 피었네
나는 길 잃은 낭인
누군들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으랴
그래도 순애로 나를 반기는 너
한 세상 뜬 구름으로 흘러가도
너와 나는 이승에서 만난 기막힌 인연
오로라의 빛깔과 억겁의 별들이 아름답다 한들
수줍음에 머리숙이는 너 같이 아름다우리
노쇠한 나의 육신이 눈썹달로 헐떡이며
너를 귀여워한들
석양 노을에 찾아오는 그믐밤을 어이하리
들꽃이여
말을 하려무나 낭인의 갈 길이 어디냐고
길 잃는 자 맞이해주는 들꽃의 순결이여
이승에서 피지 못한 꽃 저승에서 피어날까
타향살이 끝이 나면 나그네의 본향
내 숨결을 자맥질하는 나의 들꽃이여
(이 유식 2022년 5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