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 시단

울음

(민초 이유식 시인)


*가을의 한탄강변

뜸북새 울음

혼자서 울어서 좋더라

내 울음 듣는 이 없어 좋더라

그래도

내 울음 누군가 듣는 이 있으면 좋으련만

나를 미워하던 사람도 좋고

나를 좋아하던 사람도 좋은

오랜 그날

그 좋아함을 찾아가는 즐거움

오늘의 바램은 그렇게 갔고

내일의 바람은 그렇게 불고 있으리

…………………………

<시작의 산실>

조국에는 한의 강 한강이 흐른다. 통일을 염원하는 통일로 옆에는 민족의 가슴아픈 역사를 한탄하며 흐르는 한탄강이 흐른다.

오늘은 통일로 변의 한탄강변 철조망을 짚고서서 한탄을 하며 흘러가는 한탄의 강의 흐름을 음미한다.

북으로 기러기떼 떼지어 날아간다. 들판은 벼이삭 황금빛으로 익어가며 머리를 숙인다. 탁란인 화자가 조국을 방문해 민족의 한을 자맥질하며 울고있는 탁란의 울음소리 들린다.

누렇게 고개숙이는 벼 이삭의 사이사이 뜸북새 한마리 숨어서 울고 있다.

뜸북 뜸북 뜸북새… 한 많은 민족사를 그리며 울고있다.

화자는 잠시나마 뜸북새와 벗이 되어 자취없이 흘러가는 강물 따라 흙이 되는 길을 음미하며 운다 울어.

이 세상 이 초라한 인생의 생존을 더듬을까 두려움과 부끄러움 속 자괴감에 빠져 파아란 하늘을 보며 운다 울어…

내 눈물방울 한탄강에 떨어져 울고 있으나 아무도 보는 사람도 없고 이 허접한 배가본드의 눈물 누구에게 보이고 싶지도 않다.

화자의 눈물 방울 태평양에 섞여서 철썩인다. 이 탁란의 마음을 누가 있어 이해하리요. 어머니 이 배가본드의 생존을 용서 하소서.

기러기떼들 북으로 날고 뜸북새 울어주는 한탄의 강변에서…

(2023년 10월 15일 통일로 한탄강 강변에서 민초 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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