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 시단
7 월의 시
귀태(鬼胎)
(이유식 시인)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잘못이더냐
씨앗이 뿌려졌기에 솟아났지 않더냐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우주만물의 온갖 동물들이 살아가는
저 무한의 진리가 숨을 쉰다
장미가 활짝 피어날 때의 아름다움은 순간으로 사라져갔고
장미꽃 봉오리 몽실몽실 피어날듯 말듯
그때의 모습은 더 아름답더라
살다가 살다가 보니
세상이 하 얄궂어 가더라
친자식 친부모도 죽인다 죽여
힘힘 돈돈 권력권력 이념이념이 난무하는 진귀한 동물들 사람이란 사람
너도 나도 성인군자라 하며 꽹과리 치며
태어나서는 안될 사람 귀태(鬼胎)
울지 마라 한탄하지 마라
누군가 말했더라
똥 밭에서 살아도 이승이 저승보다 낫다 한다 하더라
와 웃습다 웃습어 죽겠다
이 낭인 혼자 방안에서 천장과 벽을 보고 운다 울어
(2023년 7월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