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시인 인생길 산책

민초 이유식 시인의 인생길 산책(136)

<제21회 캘거리 문협 신춘문예 시상식 축사>

1.놀부가 금은 보화를 갈망하는 박을 켜는 심정으로

오늘 캘거리 문인협회의 신춘문예 시상식에 축사를 하게됨이 감개무량하며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몇년전에 몇몇 글 쓰기를 좋아하는 동지들이 저의 사무실에 모여 민족의 정체성(identity )을 영구히 보존하고 동포사회의 정서함양과 감정순화를 목적으로 한다는 저의 나름대로 큰 뜻을 펴나가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는 주춧돌을 쌓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21년이란 세월을 거시적인 민족문화를 꽃 피우는 웅비가 삼천리 금수강산의 정기를 받아 이렇게 지속되어 왔다는 자부심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음이 한없이 영광 스럽습니다. 이는 저의 기쁨만이 아니고 그간 말 없는 속에 묵묵히 격려와 지도를 해주신 동포님들의 덕이었음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문협을 이끈 역대 회장단과 회원 한분 한분의 열정이 있었기에 두번의 강산이 변하는 전통을 자랑하는 단체로 발전되었음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저의 변을 토로한다면 문협을 창립하고 한번의 회장이면 족하련만 그 후에도 2.3대 회장을 역임한 것은 저대로의 명분은 문협이 내가 없으면 지속 불가능함으로 나름대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때까지 내가 이 일을 감당하여 단단한 토대를 잡아주어야한다는 아집이었다는 생각입니다.

그 아집은 회장직을 물러날 때는 감투에 눈이 어두운 사람이라는 평을 들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21년의 전통을 남기는데 기여했으리라는 마음은 저를 기쁘게 합니다.

특히 금년 21회에 새로 배출되는 신춘문예에 입선하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며 현 집행부 주미경 회장과 하경순 사무장 등 그외 수고를 아끼지 않은 임원님들 한분한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글의 고전인 흥부와 놀부전을 이야기합니다. 즉 흥부는 착한 일을 해서 금은보화를 얻어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나 형인 놀부는 동생의 선한 일에 대한 시기에서 박을 심고 추수를 하여 동생 흥부와 같이 박 속에서 금은보화를 얻고자 하였으나 착하지 못한 형의 추수의 결과는 정반대의 결과로 선악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고전소설입니다.

제가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흥부와 놀부의 소설이야기를 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우리 이민자는 탁란으로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놀부와 같은 굳센 의지력을 갖자는 뜻입니다.

이는 문인으로 좋은 글을 쓰기 위한 투쟁, 이민생활에서 감당할 수 없는 수모와 고뇌 및 고통을 놀부와 같은 굳센 의지와 용기, 나아가 어떠한 모욕과 고통이 있어도 인내하고 이겨나가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2.민초해외동포 문학상 제정 17년을 이어온 소회…

살아있는 자가 문학상을 제정 시행함에 있어서 이 상에 대한 동포사회의 혹평이 있었음을 알고 있지만 17년의 세월을 민족의 정체성을 고양 지속하고 이민 1세들인 우리 세대가 조국을 위하여 남겨야 하는 사명감은 온갖 역경과 싸우면서 17회째의 응모작품 마감일이 내일로 다가 왔습니다.

돌이켜 보면 살아있는 자가 이런 상을 제정 시행한 예가 드물기는 하나 제가 죽고 없으면 누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저의 조국애와 민족애가 오늘에 이르렀으니 누가 무어라 하든 저의 불타는 의지력으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지난해 후종 인대 골화증이란 질병의 진단을 받고 생사를 헤매는 수술을 받았을 때 저를 아끼는 많은 벗들 특히 자문위원님들이 이제 당신은 당신의 건강이나 잘 챙겨 쾌유를 바라니 문학상을 중단하라는 건의가 아닌 강요가 있었음을 상기해 봅니다.

한국 문단에서 어느 누가 당신같이 문학상을 16년을 지속한 사람이 있느냐며 저를 위로하였습니다. 5개월여 조국에 머물며 병마에 시달리며 많은 상념을 씹었고 제2의 조국 캐나다로 돌아오면서 비행기 기내에서 제 삶을 뒤돌아보니 정말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는데 이것마저 여기에서 그친다면 저 자신이 너무 슬퍼져 17회째 응모작을 받게 되었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우리 알버타 주에서 캘거리 문인협회에서 대상 수상자가 배출된다면 저의 기쁨은 필로 형언치 못할 것이나 아직 캘거리 우리 동네에서 대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기에 캘거리 문협에서 대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앙축하는 마음입니다.

두서 없이 21회 신춘문예에 입선하셔서 이 자리를 같이 하신 분들과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동포 여러분 등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새로운 문협가족이 되신 분들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우리 모두는 탁란으로 남의 둥지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며, 새로 신춘문예에 입선하신 분과 문협회원 한분 한분의

건승과 문운이 창대하시기를 바라며 축하를 대신합니다.

2024년 6월 29일 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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