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 시인의 인생길 산책

민초 이유식 시인의 인생길 산책(127)

“껄껄하다가 흙이 되는 인생”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와 라이너 마리아 릴케

토끼해 계묘년의 막장 달력을 보며 82년 6개월을 지구상에서 제1 제2의 조국에서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최 희준의 노래 ‘눈물도 한숨도 나 혼자 씹어삼키며’ 성실히 살아왔습니다.

200 불 들고 온 인생, 탁란으로 생존의 뒤안길에서 성실히 살려 노력했고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고 상선약수의 마음으로 능력껏 살아왔건만 늦은 나이에 척수병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목에 칼을 대어야 한다니 만감이 교차하여 껄껄하면서 살아온 삶이 저를 뒤돌아 보게 합니다.

저의 생존이 행여 남에게 귀찮은 존재는 아니었나. 내가 남을 위하여 얼마나 진실히 베풂과 사랑을 주면서 살아왔나. 나의 핏줄을 얼마나 사랑하였나. 내가 알고있는 사람들에게 좀더 포용하고 양보하고 베풀면서 살아오지 못한 이런 저런 생각에 만감이 교차됩니다.

눈 깜빡할 사이 세월은 나를 여기까지 몰고 왔기에 왠지 모르게 큰 암벽이 나를 가로막고 있는 것 같아 무엇인가 쓰고 싶어 필가는대로 껄껄하면서 살아온 인생, 과연 무엇을 했는가가 나를 괴롭힙니다.

캐나다를 떠나며 친정집을 찾는 마음도 착잡합니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 시집살이는 잘 했는가? 조국이란 친정집이 있어 찾아갈 곳이 있기에 내 마음을 기쁘게 합니다.

만약 나에게 친정이 없다면 나는 지금 어디로 가야할까를 생각하면서 친정이 있음이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의료 system 이 선진국이란 친정집, 훨씬 과학적이고 훌륭한 의사진이 있음에 우리 이방인들에게 뿌듯한 자부심을 안겨줍니다. 공 것이라는 허울은 좋지만 공짜에 얽매여 인간의 생존을 담보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껄껄하며 기대 속에 살아온 우리네 인생, 무엇인가 이룬다는 희망 속에 무엇을 할 것이며 무엇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살아가는 우리네 삶을 뒤적이는 마음에서, 7천만 민족에게 큰 빚을 지고 살아왔다는 죄스러움이 저에 수많은 번뇌로 도사려 껄껄하는 시 한수를 남겨봅니다.

또한 멋진 시 한편 남긴다는 저의 욕망은 세기적인 시인 <릴케>를 상상하며 그의 삶을 저대로 조명해보았습니다.

릴케라는 시인은 체코 출생으로 독일에 귀화를 했고 그의 작품은 중세에 세기적 시인으로 추앙을 받았답니다. 스위스 <발몽> 요양원에서 1926년 12월 29일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합니다. 그는 스위스 < 라룬>이란 공동묘지에 잠들어 있습니다.

그의 묘의 시비는 이렇게 쓰여져 있습니다. 아마 <루 살로메>를 뒤에 두고 떠나는 그의 심정을 시비에 잘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장미, 오 순수한 모순, 욕망, 이렇게도 많은 번민은 어느 누구도 잠을 잘 수 없게 한다”

루 살로메는 그가 창작을 한 작품은 없어도 평론을 주로 썼으며 러시아 <세인트 피터스버그>에서 상류사회를 주름잡는 세기의 미녀로 널리 알려져 왔고 릴케가 먼저 세상을 떠난 후 그녀의 삶에 대하여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합니다. (민초)

……………………………

<껄껄하다가 시의 전문>

사색의 강물이

껄껄하며 발악하면서 흘러간다

흘러갔다가 역류할 때도 있었다

 

껄껄의 철학이 숨쉬는 곳

지평선과 수평선이 만나 망상의

꽃이 피었을 때 새소리 지저귀더라

 

과거 현재 미래도

껄껄하는 회한의 울음소리

그렇게 너도 가고 나도 가더라

 

중세의 세기적 시인 릴케

세기적인 미모를 자랑하던 루 살로메도

합방을 한 후 껄껄하며 떠나더라

 

인생도 시인도 누구나

껄껄하며 욕망의 하늘에 자기를 불태우다가

흙이 되는 진리앞에

 

나도 껄껄하는 생존 바람에 날리다가

껄껄하며 조용히 사라지겠지

 

후회 없이 세상구경 잘했다며

먼 곳에서 잔잔한 파도로 철썩이리라

(이유식 2023년 12월 초 척수병증 수술차 조국으로 떠나면서)

*믿을만한 벤츠 한인세일즈맨 안정빈(Jacob 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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