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모임(PATH)

<5월 가정의 달 특집>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 하지만 함께 걷는다면…

5월 25일(토) 토론토 아카데미 심포니 PATH  후원 공연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모임: PATH(Parents Association Toward Hope)

PATH(회장 김화주)는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사랑과 열정으로 만든 비영리 단체다.

‘부모 회원’과 ‘특별회원’ (우리 모임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모들간 정보교환, 월별 부모교육, 계절 연도별 친목 행사 등을 활발하게 진행한다.

발달장애 자녀들이 보다 나은 교육과 복지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부모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길, 특별한 환경에서도 희망을 나누고자 한다.

2018년 말, 토론토 밀알교회 세미나에서 태동했고 이후 ‘러브토론토’에서 정기모임을 갖기 시작했다. 온라인 세미나와 가정의 달 행사 등을 활발하게 열고 있다.

러브토론토와 밀알선교단, 생명의전화, 토론토총영사관, 큰빛교회 등이 협력 및 후원하고 있다.

오는 5월25일에는 제 22회 토론토 아카데미 심포니 오케스트라 정기공연에서 발달장애 부모모임 후원을 위해 공연한다.

PATH 후원 문의: (416)985-2286

<PATH 부모들의 수기>

사례 1:

3초의 감동, 새로운 시작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이렇게 이름만 불러도 가슴이 벅차 오르고 눈물이 나는 이름이 있을까?

처음 엄마한테 왔을 때부터 너무나 사랑스럽던 막내.. 오빠 언니들이랑 다르게 혼자서도 너무 잘 논다고 철없는 엄마는 좋아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너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고, 눈 맞춤도 없는 널 보며 덜컥 겁도 나고 설마설마 하는 마음에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을 때도 이 엄마는 자폐라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 감기처럼 싹 좋아지는 그런 건 줄 알았지..

처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되고 겁도 나고 했지만, 엄마라는 이름으로 용기를 내서 세상에 한 발씩 적응하도록 도와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자폐성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계에 있기에 타인의 눈을 쳐다보는 법을 모릅니다. 그래야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포기하지 않고, 딸에게 말을 걸 때는 습관적으로 "그레이스, 엄마 눈 좀 봐" 하고 말했습니다. 제가 매일 같이 엄마 눈 좀 봐줘 하고 말하기 시작한 지 6년 째, 그레이스는 딱 3초 정도 눈을 쳐다보았습니다.

전 속으로 ‘엄마의 눈을 쳐다보았다는 것은 새로운 삶이 시작이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모르긴 몰라도 히말라야 정상을 밟은 등반가처럼 부드럽고 묵직한 진동 같은 것이 제 마음을 흔들고 지나갔습니다. 그때 저는… ‘아..되는구나' 하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다른 것도 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건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없다는 뜻이지만, 어떤 것을 할 수 없기에 다른 능력이 더 발달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점 자체가 우리 딸의 강점이 될수 있도록 강하게 키우자.. 이런 다짐.

또 장애는 단지 조금 다르고 조금 불편한 것 일뿐, 다른 사람들도 역시 우리 아이들를 그렇게 바라봐 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한 계단 오르고 또 다음 계단을 밟는 식으로 또 준비 없이는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걸 알기까지 많은 시간과 눈물이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기본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밟아 나가고, 오랜 시간이 걸려도 포기하지 않으며, 섣부른 기대를 품지 않는 법도 배웠습니다.

사람들은 아이를 낳는 것이 두렵다고 합니다.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것은 죽도록 힘들지만, 이 아이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살았을지 모르겠고, 이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저에게도 여전히 인생을 사는 일이 알쏭달쏭하지만 때때로 닥치는 아이와의 갈등, 아이와 얽힌 문제들 앞에서 어른이 다 된 것처럼 제대로 된 선택을 해야합니다.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합니다.

저 한 사람의 인생도 버거운 내가 아이의 인생에 미칠 영향을 깨달을 때마다 두렵습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는 동안 내 자신 밖에 몰랐던 한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산다는 게 어떤 일인지 알게 됩니다. 그 길고 긴 시간을 지났을 때 우리는 깨닫게 되겠죠. '아, 내가 부모가 되었구나. 정말로 부모가 되었구나.'

그리고 이런 사실도 알게 되겠죠. 우리는 누구도 부모로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요. 부모는 되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요.

사례 2:

막막하고 외로웠던 시간에 전해진 따뜻함

작년 연말쯤 아이가 갑자기 아팠을 때 발달장애 부모모임(PATH)을 통해 큰 위로와 도움을 받았는데, 새 학기 시작하고 또 정신없이 한 학기를 지내는 바람에 제대로 감사 인사도 못 드렸습니다.

저는 런던으로 2년 전 왔고요, 현재 팬쇼칼리지에서 DSW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이제 3학기를 마쳤습니다.

작년 12월 기말고사 기간 중에 아이가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간신히 시험을 마무리 한 다음 날 런던에 있는 응급실에 갔지만 이렇다 할 처치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때 PATH 회장님을 통해 식키즈(Sick Kids) 병원을 알게 되어 여러 검사를 하고 입원을 했었습니다.

막막하고 외로웠던 그 시간에 함께 함으로, 기도로, 메세지로 함께 해주셨던 PATH 여러분의 따뜻함은 지금 생각해도 저를 울컥하게 합니다.  

늦었지만, 지난 겨울의 따뜻한 위로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보내주신 감사의 마음들을 잘 간직했다가, 저처럼 갈급한 누군가에게 전하며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5월 25일 오케스트라 공연 때 모두 뵐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사례3:

혼자가 아님을 느꼈던 순간

그날은 다른 날 보다 조금 버거운 날이었다. 나의 건강 사정으로 운전면허가 끊겨서, 딸아이와 툭하면 들르던 미시사가 한국식품점을 자주 못 갔었다. 그래서 딸이 며칠 전부터 한국마트 노래를 부르더니, 월요일에 일 끝나고 아이를 학교에 픽업하러 가니 그날은 꼭 한국마트에 가야겠다고 했다.

‘시간도 이미 오후 6시가 다 된 시간이고 가면 만들어 놓은 음식도 다 팔려서 없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에 나중에 가자니 “오늘 꼭 가야겠다”고 했다. 내가 더 고집을 부리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래 가자!" 하고 우버를 타고 마트로 향했다.

역시나 우려 했던 것처럼 월요일인 데다 저녁 시간이 겹쳐서 음식도 다 떨어지고 물건도 별로 없었다. 아이가 사고 싶은 것과 내가 필요한 것들을 반도 못 샀다. 우버 비용도 아까운데, 오랜 만에 간 마트에서 사고 싶은 것들을 못 사서 속상한 마음을 괜히 딸아이에게 투정했다. “그것 봐. 월요일 저녁 시간에 오면 별거 없다고 했잖아. 다음엔 월요일에 오자고 하지 마.” 아이 탓을 하며 못난 엄마 짓을 하였다.

뾰로통한 기분으로 집에 오는데 한국에서 동생한테 카톡으로 전화가 와서 '이 시간에 왠일이지' 하고 전화를 받았다. ‘마트에서 산 것은 전화 끊고 이따 정리해야지’ 하고 한 10여분간 동생하고 통화를 했다. 

통화가 끝나고 나서 장 본 것을 정리 하려는데 쇼핑백이 텅 비어 있었다. '어라? 내가 정신이 나갔나? 장본 걸 놓고 왔나?' 하고 냉장고를 열어 보니 글쎄 물건들은 냉장고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었다.

우리 두 식구 살림에 내가 정리 안 했으면 딸 밖에 할 사람이 없었다. 내가 통화를 하는 사이에 아이가 장 본 것을 냉장고에 넣어 놓은 것이다. 나는 딸에게 화풀이나 하는 못난 엄마였는데. 미안함과 기특함, 놀라움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네가 넣어 놓은 거야? 엄마가 나중에 하려고 했는데” 펑펑 울면서 딸을 안아주었다. “엄마 왜 울어?” “응, 네가 너무 자랑스러워서 기뻐서 우는 거야.  장 본 거 넣어줘서 정말 고마워.”

칭찬받아 기쁘면서도 어리둥절한 아이의 표정이 나를 보고 있었다. 내 아이에게 자폐가 있다고 그동안 너무 어린애 취급하면서 키운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자폐아이를 키우면서 힘이 된 사람들이 생각이 났다. 나의 식구들, 친구들도 정말 고맙지만 여기서 알게 된 발달장애 부모모임(PATH) 덕분에 많은 정보도 얻고, 서로 교류하면서 내가 혼자가 아님을 많이 느꼈다.

이번에 PATH에서 5월 25일 오케스트라 공연을 한다는데 아이들이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부모님들은 얼마나 또 대견스러워 하실까! 또 나처럼 펑펑 우는 사람도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외로운 타향살이에서 자폐아이를 키우는 게 쉽지 않은데 항상 유익한 세미나, 힘이 되는 모임과 행사를 열어주시는 PATH 관계자 분들께 이번 기회를 들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사례 4: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너무 고마워”

남들은 장애아이 3명을 어떻게 키우냐고 하지만 저는 ‘어느 가정이나 힘든 구석 한 가지씩은 있겠지’ 생각하며 저도 다른 부모와 같다고 늘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른 아이들을 볼 때면 힘들게 붙잡았던 제 마음이 한순간에 녹아내리는 것을 느끼며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순간이 얼마나 많았나 생각해 봅니다.

키는 산만한 큰 아들, 소리에 민감하고 가만히 집중하다가도 갑자기 일어나 점프하고 돌아다녀야 마음이 편해지는 아이. 지금은 부모도 의지할 만큼 든든하게 잘 자라주고 있습니다.

12살이 되어도 혼자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또 감각은 얼마나 예민한지 작은 일에도 크게 우는 우리 사랑스러운 둘째 아들. 지금은 열심히 운동해서 워커를 사용해 걸으면서 학교생활 잘 하고 있습니다.

청개구리 이야기가 얼마나 이해가 가는지, 말썽꾸러기 우리 귀염둥이 막내. 그래도 막내 너 때문에 웃는다!

엄마 아빠 아들로 와줘서 너무 고마워.

24시간 보초를 서는 기분으로 너희들을 키웠더니 이제는 엄마 아빠에게 큰 사랑과 기쁨을 주는 아이들로 자라 주는구나!

슬픔보다 감사와 기쁨이 더 많은 우리 가정을 볼 때 너무나 아이들이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발달장애 아들들 키우며 지금도 울고 화나고 ‘정말 못하겠다’ 하는 순간순간 위기가 오지만 조금만 참으면 천국의 순간이 또 찾아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감추기 보다 소문 내기로 했습니다. 남편과 제가 할 수 있는 건 감당해 내려고 최선을 다 하지만, 할 수 없는 것들은 도와 달라고 하려고 합니다.

작은 손길이라도 서로 붙잡는 부모모임(PATH)에서 저는 같은 고민과 힘듦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어머니, 아버지들을 만나고 정말 위로와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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