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 시단

<아네모네 꽃>

이유식.jpg

뒷뜰 작년에 피었던 꽃

이별을 못 잊어 또 찾아왔네

지난 한 해 외로운 자의 기쁨을 찾아

화사한 웃음 안고 내 품에 안겼었지

 

만남은 이슬꽃으로 쨍하고 눈물 머금고

그리움에 떨던 너의 향내

허공을 맴돌며 웃음 짓고

재회의 슬픔은 이별을 노래하네

 

만남도 이별도 순간이련만

반짝 빛나는 번갯불은 억만년이어라

다시 만난 너의 명상에 잠긴 눈동자

명주실을 뽑아내는 고결한 누에가 되었지

 

꽃아

너와 나와의 재회는 무엇을 뜻하는가

영원한 산고의 꽃

만남과 이별의 마음 어찌하려나


*시작의 산실 <아네모네 꽃의 전설과 꽃말>

그리스 신화에 의한 아네모네 꽃에 대한 전설은 다음과 같이 전해오고 있다. 이 아름다운 사랑을 인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니 참 숭고한 신화다.

 피그말리온의 손자 키니라스 왕에게는 아름다운 딸 미르라가 있었다. 미르라를 숭배하는 많은 귀족 청년들이 청혼을 하지만, 미르라는 아버지 키니라스왕을 사랑했답니다.

 어둠을 틈타 아버지 침소에 들어 임신을 하게 된 미르라는 아버지를 피해 9달을 도망 다니다가 만삭이 되었을 즈음, 더 이상 도망 다닐 수 없게 되었을 때 신들에게 기도를 했답니다.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몸이 되게 해달라고... 그렇게 미르라는 나무가 되었답니다. 발은 땅에 묻히고 몸은 나무가 되었으며 미르라가 흘린 눈물은 물방울이 되어 흘렀데요.

 이 물방울이 바로 몰약이랍니다. 나무가 된 미르라는 아기를 낳는데, 이 아기가 바로 아도니스랍니다. 나무에서 태어난 아도니스는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연인이 되죠.

 아들, 큐피트의 실수로 화살촉에 맞은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아도니스가 사냥 나갔다가 멧돼지에게 물려 죽게 되었답니다. 아프로디테가 연인이 흘린 피에 향기로운 넥타르(술 or 음료수)를 붓자 꽃이 한 송이 피었는데 이 꽃이 아네모네랍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도니스가 젊은 나이에 죽은 것처럼 바람만 불어도 꽃잎이 떨어지는 안타까운 꽃 아네모네랍니다. 마르라의 전설적인 사랑의 회생은 물방울이란 약을 생산하였습니다. 지리산에서 나무에서 짜낸 물방울 약은 사랑의 눈물입니다.

-이 유식 시인 2021년 6월 뒷뜰에 활짝 피어난 아네모네 꽃을 명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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