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 시단
부활
(이유식 시인)
외진 거리에서 정자와 난자가 만났네
생존은 이생을 멍들게 했고
만났던 날보다 더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을 그리워했던 사람이 있었네
함께 죽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
말없는 흔적의 밀어를 남기고
정처 없이 떠난 사람이었고
옆에 있으면서도 만날 수 없는 사람이 있었네
헤어질 수도 만날 수도 없는 사람이기에
이미 끝났다 생각하면서도
영원히 끝날 수 없는 사람
출생이 안겨준 풀잎이 세세년년 솟아나는데
(2005년 8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