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시인 인생길 산책

생존 그리고 사랑과 문학(3)

나의 사랑시 한 편을 소개한다. 이 작품은 2010년 12월 16일자 대구신문에 좋은 시로 선정되어 발표된 작품이다. 또한 독일의 동포 작곡가 김영식 님이 이 작품을 읽고 너무 좋다며 가곡으로 작곡했고 2015년 5월 조국 백석대학교의 임청화 교수가 데뷰 30주년 기념 공연 때 예술의 전당 IBK 홀에서 발표된 작품이다.

꿈에 그리던 나의 시가 가곡으로 불리어지는 기쁨의 순간 임청화 교수의 초청으로 그 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생에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KBS의 유명 앵커 손범수 씨가 “미화 200불 들고 공부하러 떠난 작사자가 시인이 되어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고 있다”는 나의 소개를 해줄 때 나의 눈에는 기쁨의 눈물이 고였다. 멀리 캐나다 캘거리에 살고 있는 동포 시인 이유식 씨라는 소개는 장래를 메운 청중의 박수갈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나의 사랑 시>

너를 알았기에 먼 하늘을 보았어/하늘은 맑고 푸르다가/뭉게구름과 먹구름을 안고 흘러가더니/가끔은 폭풍우도 안고와/내 심장을 자맥질했었지.

땅속 깊은 곳에는 늪이 있었어/수렁에 빠진 가슴 속/물안개가 피어나더니/늪가에 피어난 이름 모를 꽃 송이들/그 꽃 송이가 병이 들었었지.

칼바람이 불어주던 날/나는 바람결에 너를 내 가슴에/깊이 묻어 두고자/눈물을 흘렸었지/그리고 하늘을 보았지만/하늘은/언제나 멀고 먼 곳에 있었어.

 사랑은 생각하는 마음과 그 열정에 따라 숱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 단순하게 과학적인 견해로 생각해보면 뇌 속에 있는 신경 전달물질 가운데 하나인 세라토닌(serotonin)을 상상할 수 있다. 세라토닌은 잡념을 없애주고 집중력을 높이고 기억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생기와 의욕 활력의 원천으로 작용하여 사랑의 기초 체력을 튼튼하게 하는 뇌조절의 기본 물질이다.

인간이 참사랑으로 긍정적 사고를 하고 긍정적 감정을 지속하기 위하여는 평상심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뇌 속에서 세라토닌이 항상 넉넉하게 분비되어 있어야 한단다.

세라토닌형의 인간은 사람 냄새가 나고 훈훈한 정이 묻어나며 웃음과 함께 온화한 기운이 감돈다. 무리를 하지 않고 부딪히거나 충돌이 없으며 적도 없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선의의 경쟁을 하되 공정하게 하며 이기느냐 지느냐가 아닌 모두가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 함께 잘사는 윈윈 체제를 갈망한다. 평소 체내에서 세라토닌을 적절히 유지시키려면 우선 미움 질투 시기보다는 사랑을 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두뇌의 개발과 안정은 규칙적인 생활 즉 매일매일 걸으며 명상을 꾸준히 한다던가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고 식사를 정해진 시간에 하며 정해진 취침과 기상 등은 효과적인 분비촉진을 재생시켜 준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태양 아래에는 모든 것이 빛이고, 비 내리면 온세상이 물이 되듯 사랑 앞에선 모든 것이 사랑이다. 인간은 어제도 오늘도 살아왔고 또 별탈이 없다면 내일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인간은 생존이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사랑을 원하고 그 사랑의 힘으로 오늘을 영위하기에 자기가 원하는 사랑을 찾아 방황하다가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다.

이런 사랑 하나하나가 역사가 되고 문학이 되어 먼 훗날 누군가의 생존에 거울같이 반추되어 도도히 흘러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다시 말하면 사랑이라는 말 한마디의 용어가 문학이라는 새로운 생명체로 태어나 우리의 생존을 더욱 아름답고 빛나고 윤택하게 만들어줌에 이의가 있을 수는 없다.

이에 문학을 간단히 표현한 작가들의 말을 인용하면 러시아의 작가 투르게네프는 “문학은 신의 말”이라 했고, 영국의 작가 다르위시는 “문학은 어둠에서 캐낸 빛”이라 했으며 프랑스의 시인 볼테르는 “문학은 영혼의 음악”이라 했고, 한국의 소설가 이광수는 “문학이 아니고는 인생경험을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나도 건방지게 한마디 한다면 “문학은 사랑과 생존을 이어주는 끈”이라고 표현해본다.

혹한의 추위와 하얗게 쌓인 눈을 보며 잠이 없는 이 밤 나 자신을 음미할 때 나 자신을 깨우쳐 주고 두들겨주는 것은 문학과 사랑이고 생존이 있기에 사랑과 문학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며 세월이 가고 또 가도 변하지 않고 우리들의 가슴 속에 영구히 남아있는 것이 문학이라는 생각을 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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