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 시단
자국
(민초 이유식 시인)
어느 누구도 나를 괴롭히지 말라
오늘이 있기까지 여기에 서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고독과 고해의 나날이었다
폴 한포기 키워낸다는 것
나목으로 살아 있다는 것
고난과 역경이 없이 이루어졌더냐
젊었다 돈 많다 자랑하지 말라
열어보면 별 것 아닌 자국만 남았더라
순간에 지나가는 것
하고 싶은 일과 대망을 그림자에 남기고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세월이리라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인생이리라
(이유식 2023년 음력 정월 대보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