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 시단

나는 바보 시인이다

(민초 이유식 시인)

-2023년 5월의 시

내일이 오기에 오늘이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제를 오늘로 회귀시킬 수 없기에

나는 오늘이 무섭고

내일이 더 더욱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삼라만상이 저렇듯 말이 없어도

잘 났다 못 났다 손뼉을 치는데

내놓을 것 하나 없는 하루

참회하지 못한 생존을 영위한 하루

신앙이 없기에 참다운 신앙인을 보고 싶어하며

남길 일 하나 없는 하루 나를 슬프게 합니다

 

오늘 내가 무엇을 했나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나보다 못한 사람들 없기에

돌이 되어 굴러가는 나를 봅니다

 

질곡의 파노라마에

나 자신을 잊고 하루를 넘기는 나는

나 자신이 바보시인임을 알고 있습니다

저만큼에서 오는 석양 노을은

내 사랑 저주하며 떠난 사람들은 알지 못하며

 

내 사랑 그립다 찾아오는 마른 꽃송이들

벙어리 시인의 눈물을 모른답니다


화창한 오월 어느날 만화방창의 욕망 속에

나는 오늘도 내일을 맞이해야 하는

나목으로 희노애락을 찾습니다


오, 지구를 방황하는 나의 영육이여

이 바보시인을 어이하렵니까

나는 바보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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